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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비행기

F-14A Tomcat 제작 실패기

by songbum 2024. 6. 18.

직전에 만든 1/100 F-14A Tomcat 은 예전에 만들다 실패한 다른 작품에서 나온 것들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프라모델 키트를 구입해서 설명서 대로만 만들면 실패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디오라마를 만들다보면 가끔 이렇게 실패하는 경우가 나온다.  이렇게 남겨진 것들은 쓰레기통으로 가고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었는데, 이제는 블로그에 기록함으로써 소비한 비용과 시간을 조금은 보상 받을 수 있게 됐다.

 

몇 년 전 인터넷에서 본 항공기 디오라마에서 힌트를 얻어 나도 비슷한 걸 만들어보겠다고 마음 먹은게 시작이었다.  크기 문제로 1/72 대신 1/144 스케일로 해야 하고, LED 전구를 사용하여 비행기의 라이트를 구현하며, 어두운 밤 하늘을 비행하는 모습을 연출해야 했다.  이 세 가지 모두 한번도 경험해 본적이 없는 거라서 내 능력으로 가능한지를 먼저 체크해보고자 작은 디오라마를 만들게 됐다.

 

키트는 에이스 사에서 나온 1/144 F-14A 이고, 괜찮은 키트여서 쉽고 빠르게 제작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조종사는 포함돼 있지 않아서 해외 사이트에서 조종사 세트를 구입해야 했다.

 

조종석 조명과 좌우의 적/청 라이트를 위해 모형용으로 나온 LED 전구 적색/청색/황색 을 사용했다.  하지만 LED 전구 그대로 비행기에 심기에는 크기 문제가 있어서, 전구는 베이스 안쪽에서 켜고 비행기까지 얇은 광섬유로 연결하는 방법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얇은 광섬유는 어느정도 유연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휘어서 조종석 계기판쪽에 삽입할 수 있었고, 주익 끝의 라이트까지 연결되는 광섬유는 주익의 프라스틱을 파내 고랑을 만들고 매립해서 눈에 안 띄게 했다.  그리고 비행기 배면에 구명을 뚫고 5mm 프라봉을 연결해, 지지대 겸 광섬유 통로로 삼았다.

 

중간중간 LED 전구를 테스트 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는데, 마지막 도장 후 조립까지 하고 나니 불이 들어오지 않는 전구들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광섬유를 고정하느라 사용한 순간접착제가 광섬유를 경화시켜 바스러지기 쉽기 때문에 탄성이 있는 순간접착제나 글루건 같은 다른 접착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이미 도장까지 완료한 상태라 다시 뜯어서 광섬유를 재설치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LED 전구를 이용한 비행기 라이트는 포기해야 했다.

 

베이스는 다이소에서 구입한 나무 상자를 뒤집어 사용했고, 배경을 만들기 위해 폼보드 2개를 ㄱ 자 형태로 접착해 베이스 뒷면과 우측면에 부착했다.  베이스는 바다를 표현하고자 어두운 푸른색으로 칠하고 작은 섬들을 녹색으로 표현했다.  폼보드는 하늘색으로 칠했는데, 좀 더 어두운 느낌을 주기 위해 스모크색 도료를 뿌려줬다.

 

이렇게 해서 1차로 완성하긴 했는데, 어두운 밤 배경 느낌이 나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고 몇 달을 방치해 뒀다.  그러다 최근에 1/100 F-14A 키트를 만들게 되면서 이걸 재활용하기로 했다.  우선 1/144 대신 1/100 스케일 비행기로 교체했는데, LED 전구와 광섬유를 이용한 비행기 라이트 구현은 완전히 포기했기 때문에 대신 엔진 분사구에 LED 전구를 하나씩 넣는 것으로 대체했다.  

 

2개의 폼보드가 직각으로 만나는 부분이 어색하게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얇은 투명 아크릴판을 곡면으로 휘어지게 해서 폼보드 앞쪽에 배치했다.  그리고 이 아크릴판은 스모크색으로 옅게 도색해서 희미하게 뒤에 있는 폼보드의 하늘색이 보이도록 했다.

 

2차 완성작으로 사진을 찍어봤는데,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했다.  베이스가 1/144 에 맞게 고른거라서 1/100 스케일 비행기에게는 너무 작은데다가, 투명 아크릴판이 비행기와 벽 사이에 세워지면서 더 좁아보이게 됐다.  그리고 LED 전구에 불을 켜면, 투명 아크릴판에 전구 빛과 비행기가 반사돼 보이면서 어두운 밤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의 느낌이 전혀 안 나오게 됐다.  투명 아크릴판에 스모크색 도료와 무광 마감재를 올려 봤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이를 피하려면 비행기와 배경 사이의 거리가 멀어야 하는데, 이는 곧 작품의 크기가 아주 커져야 한다는 거라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한 때는 폼보드 대신 큰 아크릴 반구를 사용해 볼까도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큰 아크릴 반구는 구하기도 어렵고 취급도 어려울 거 같아 역시 포기해야 했다.

 

뭔가 더 개선을 하기에는 늦은 듯 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낮은 완성도로 인해 결국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테스트 하면서 경험치를 쌓았으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1/144 스케일도 만들만 하다는 것과, LED 전구는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 그리고 배경을 만들때는 주 피사체와 멀리 떨어지도록 좀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 등이었다.

 

1/100 F-14A 키트와 플레어를 표현하기 위한 LED 전구 3개는 다음 작품으로 재활용됐다.

https://songbum.tistory.com/29

 

F-14A Tomcat

키트 제작사에이스스케일1/100제작완료2024.05하비페어 2024 에 갔다가 경품으로 받은 F-14A 키트로, 경험해 본적이 없는 1/100 스케일이어서 고민하다가 이것도 아크릴도료 연습용으로 만들어봤다. 

songbum.tistory.com

 

그리고 남은 것들은... 1/144 F-14A 키트만 나중을 위해 보관하고, 나머지는 쓰레기통으로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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